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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담대결 흥미진진 미디어데이, 팬들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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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담대결 흥미진진 미디어데이, 팬들은 즐겁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3.25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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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팀에 대한 도발은 기본…유머와 재치까지 더해져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미디어데이가 3주간에 걸쳐 연이어 열렸다. 지난 3일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겨울 스포츠 양대산맥인 농구와 배구도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야구도 오는 29일 개막하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를 앞두고 지난 24일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를 열어 각 구단 감독과 선수들의 화려한 입담의 장을 마련했다.

겸손한 답변 일색이던 예전의 분위기와는 달리 도발과 설전, 유머와 재치가 더해지며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팬들의 관심이 없다면 프로스포츠는 무의미한 것. 달라진 미디어데이의 분위기를 정리해봤다.

◆ 과감해진 감독들, '우리는 강하다'

“한송이 간이 부었으면 좋겠다.”

▲ [스포츠Q]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왼쪽)은 미디어데이에 함께 자리한 한송이에게 "간이 부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믿음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의 발언이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이 감독은 팀의 주축인 한송이가 활약해주면 화성 IBK기업은행을 꺾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보답하듯 한송이는 플레이오프 KGC인삼공사전에서 활약하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SK에 한 번 정도는 져줄 의향이 있다.”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지난 10일 열린 KB국민카드 2013~2014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서울 SK에게 도발했다. 오리온스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SK에 1승3패로 패하며 시즌을 접었지만 정규리그 SK전 6전 전패의 열세를 만회하는 투지 있는 경기력으로 상대를 긴장시켰다.

“전남을 쉽게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라는 K리그 하석주 감독, “모두가 우승후보”라고 말한 다른 감독들과 달리 “우승후보는 두산”이라고 당당히 밝힌 두산 송일수 감독, “우리는 우승맛을 아는 팀”이라는 대전 삼성화재 배구단 신치용 감독 등 미디어데이가 해를 거듭할수록 감독들이 점차 과감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 당당한 선수들, ‘겸손은 옛말’

대학농구를 평정하고 전체 1순위로 창원 LG에 합류한 김종규는 드래프트 현장 인터뷰에서 “리그를 뒤집어보겠다”는 말로 화제가 됐다. 그는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뒤 나온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아직 프로농구판을 흔들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이 남아 기회가 조금 더 있다”는 말로 연고지 창원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의 최윤아도 청주 KB국민은행 홍아란과의 매치업에 대해 "큰 경기 경험의 차이를 보여주겠다"며 말했다. 최윤아는 실제로 2013~2014 우리은행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하며 신한은행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프로야구 LG 박용택은 “시범경기를 통해 보니까 9개 팀이 모두 강해졌더라”고 전제한 뒤 “다만 LG의 기세를 누를 팀은 없더라”며 올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혔다. 객석 곳곳에 자리한 LG팬들은 행사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으로 그의 발언에 화답했다.

▲ [스포츠Q] LG 박용택(왼쪽)은 "기세에서 우리보다 위인 팀이 없더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자배구 GS칼텍스의 한송이는 함께 자리한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의 선수들에게 “미안하지만 언니한테 우승을 양보하라”며 동생들을 압박했다.

스포츠 스타들이 인터뷰를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등의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됐다. 선수들은 팬들과의 지속적인 스킨십을 통해 보다 야무지고 당당해지고 있다.

◆ 번뜩이는 재치, 팬들을 웃게 만들다 

K리그 최고의 달변가롵 통하는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올해도 어김없이 명언들을 쏟아냈다.

부산 윤성효 감독이 “전력이 비슷한 팀은 잡고 보내줄 팀은 보내줘야겠다”고 말하자 최 감독은 “그렇다면 (부산과의) 개막전은 이긴 것으로 하겠다”고 유쾌하게 응수했다.

▲ [스포츠Q] K리그의 입담꾼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번 미디어데이에서도 재치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시즌 WK리그 챔피언 인천 현대제철의 주장 이세진은 "지난 시즌 비키니 화보 촬영을 우승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동료들한테 혼났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에 가서 상반신만 찍긴 했다. 필요하시다면 개인적으로 보내드리겠다”고 밝혀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스타 중 한 명인 프로야구 두산의 캡틴 홍성흔 역시 여전한 입담을 과시했다. 홍성흔은 최근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 출연중인 딸 홍화리 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내 턱을 안 닮아 다행”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삼성의 장원삼은 XTM 이효봉 해설위원이 최근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감을 묻자 “신세계를 봤다”는 짧은 대답으로 행사장을 가득 메운 여대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여자 배구 IBK기업은행의 김희진은 “우승하면 감독님과 함께 할렘쉐이크를 추겠다”는 이색 공약을 내놨다. 이어 열린 남자부 행사에서 현대캐피탈 최태웅은 “우승한다면 열 많이 받은 김호철 감독에게 아이스박스를 쏟아부을 것”이라는 말로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거대 스포츠시장인 미국이나 유럽의 리그에서는 감독이나 선수간의 설전이 일상화돼있다. 이를 통해 팬들은 경기 외의 재미를 느끼며 열광한다. 2005년 프로야구를 통해 미디어데이가 도입된 이후 한국의 4대 종목도 점차 변해가며 스포츠팬들을 웃게 만들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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