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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탁구가 온다, '지금 아니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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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탁구가 온다, '지금 아니면 안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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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탁구가 내년 프로화 된다. 올림픽으로 인기는 높아진 반면 국제무대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따르는 상황이다. 내부 경쟁 속에서 성장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취지다.

대한탁구협회는 21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배서더 강남에서 블록체인 업체 두나무와 '한국프로탁구리그 타이틀스폰서십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

2022년 프로탁구리그 출범을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올림픽 종목 중 한국에서 프로리그를 출범한 구기 종목은 탁구가 6번째다. 현재 골프와 야구, 축구, 농구, 배구가 프로 리그·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볼링과 당구도 프로화 됐지만 아직까지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다.

원년이 될 2022시즌 프로탁구는 1월 말 시작해 6월 초까지 진행된다. 국군체육부대(상무)를 포함해 그동안 한국 탁구 근간이 됐던 27개 실업팀이 리그에 참가한다. 

[사진=대한탁구협회/연합뉴스]
한국 탁구의 염원이던 프로리그가 출범한다. [사진=대한탁구협회/연합뉴스]

이 중 기업팀은 1부리그 격 '코리아리그', 지방자치단체 팀은 2부 격인 '내셔널리그'에서 경쟁한다. 코리아리그는 남자 7개, 여자 5개, 내셔널리그는 남자 6개, 여자 9개 팀으로 구성된다. 내셔널리그 우승팀은 코리아리그 승격권이 주어진다. 당분간 코리아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강등은 없다.

정규리그는 풀리그 방식으로 치를 예정이다. 팀 수가 많은 여자 내셔널리그만 2라운드까지 치르고, 상대적으로 팀이 적은 나머지 리그는 3라운드 일정을 소화한다. 한 시즌 치러지는 경기 수는 총 210경기다.

포스트시즌(PS)에 접어들면 별들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다른 종목처럼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결정전을 벌여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리그 2, 3위 팀이 PO에 나서고, 승리 팀이 정규리그 1위와 마지막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PO와 챔프전 모두 상위 팀이 어드밴티지로 1승을 확보한 상태에서 먼저 2승을 거두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연고지 개념이 옅은 상황에서 리그 체계가 잡힐 때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 대신 한 곳에 모여 경기하기로 결정했다. 첫 시즌 경기 광교씨름체육관을 중심으로 대회를 열고 가능하면 다른 지역에서 투어를 개최해 일부 라운드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프로탁구 첫 타이틀스폰서가 된 두나무는 1년에 10억 원씩, 2년간 총 20억 원을 후원한다.

[사진=대한탁구협회/연합뉴스]
블록체인 업체 두나무가 타이틀스폰서로 프로탁구를 후원한다. [사진=대한탁구협회/연합뉴스]

리그를 운영할 새 주체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실업탁구연맹이 운영 실무를 맡고, 대한탁구협회와 연맹이 함께 '한국프로탁구위원회'를 구성해 감독한다. 협회는 "일단 2년간 이 형태로 프로리그를 소화한 뒤 그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프로탁구연맹'을 출범해 리그 운영을 맡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탁구는 10여 년 전부터 프로리그 출범을 논의했지만 경제적 부담 등 현실적인 요인에 막혀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다. 반면 중국, 독일, 일본 등은 프로리그를 만든 뒤 국제대회 성취도를 높여왔다. 한국은 2020 도쿄 올림픽을 노메달로 마쳤다.

특히 일본은 지난 2018년 프로리그(T리그)를 출범한 뒤 도쿄 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혼합복식)을 따냈다. 이달 초 카타르에서 마무리 된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선 중국이 불참한 상황에서 올림픽 멤버들을 배제하고도 한국을 체지고 가장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취지는 좋지만 사실 운영 단체가 새로 설립된 것도 아니고, 아직까지 중계 방송사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프로'라는 이름을 섣불리 내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도 따른다. 리그 참가비, 샐러리캡 개념도 아직은 없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절차보다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 탁구가 드러낸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려면 프로리그 출범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진=대한탁구협회/연합뉴스]
유승민 회장은 '절차'보다 '시기'를 강조했다. [사진=대한탁구협회/연합뉴스]
[사진=대한탁구협회/연합뉴스]
유남규 한국실업탁구연맹 부회장은 프로화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대한탁구협회/연합뉴스]

올림픽을 메달 없이 마쳤고,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일본에 다소 밀렸지만 그럼에도 신유빈(대한항공) 등 스타가 탄생해 관심을 이끌어냈다. 프로화로 더 큰 관심 속에서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면 한국 탁구 발전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아가 리그가 자리잡으면 한·일 챔프전을 비롯해 아시아 최강 3국 한·중·일이 겨루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가칭)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유승민 협회장 외교력이면 모두 실현 가능한 계획이라는 자신감이 깔렸다. 최종적으로는 유럽과 아시아 리그 간 교류까지 꿈꾸는 그림이다. 

유 회장은 "당장 많은 게 바뀌지는 않는다. 각 구단은 하던 대로 팀을 운영하면서 예전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 된다"면서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실상에 맞게 보완해가겠다"고 덧붙였다.

유남규 실업연맹 부회장도 "한국이 세계 정상에 가까웠던 2000년대 초반 프로화를 이루지 못한 게 늘 아쉬웠다"면서 "아직 정식 프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1~2년 정도 운영하다 보면 틀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탁구가 다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택수 협회 전무이사 역시 "프로화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이 올라가면, 한국 탁구가 국제무대에서 국민들께 다시 감동과 환희를 선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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