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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 유영, 다시 피겨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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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 유영, 다시 피겨 시대 오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0.26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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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피겨의 새로운 전성기가 찾아올까. 김연아(31) 은퇴 이후 잠잠했던 한국 피겨에 새로운 기대감이 샘솟고 있다. 유영(17·수리고)이 ‘퀸’의 뒤를 잇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유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스케이트 아메리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7.09점에 예술점수(PCS) 69.15점을 받아 총점 146.24점을 기록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70.73점을 받은 그는 합계 216.97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영이 25일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2위를 차지하며 종합 동메달을 수확했다. [사진=AP/연합뉴스]

 

여전히 피겨의 전설로 칭송 받고 있는 김연아가 링크를 떠난 뒤 한국 피겨는 새로운 스타를 찾아나섰다. 그러나 여제의 후광이 너무 눈부셨기에 만족스런 인물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영은 한 줄기 빛이었다. 2015~2016시즌 한국 종합선수권에서 만 11세 7개월 나이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14세로 당당히 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나이 제한(만 16세 이상)에 걸려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게 안타까울 뿐이었다. 김연아 이후 국내 대회에서 처음으로 200점 기록을 허문 것도 유영이었다.

2019~2020시즌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랑프리 무대 데뷔전이었던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에서는 217.49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4대륙선수권대회에선 은메달을 차지하며 날아올랐다.

주무기는 트리플 악셀. 김연아와 동시대에 활약했던 아사다 마오(일본)가 자랑했던 점프지만 매번 완벽히 수행해내지 못하며 여제의 높은 벽에 막혔던 그 기술이다. 유영은 한국 여자 피겨 사상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선수다. 유영에게도 더욱 애착이 갈 수밖에 없는 점프.

문제는 수행도. 좀처럼 완벽히 수행해내지 못하고 번번이 언더 판정을 받곤 했다. 이번에도 트리플 악셀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었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도 트리플 악셀 착지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며 감점을 받아 5위에 그쳤다.

한 번의 실패가 약이 된 걸까. 유영은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진 않았다. 영화 레미제라블 사운드트랙(OST)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시작한 유영은 트리플 악셀에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연달아 쿼터 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기는 했으나 크게 흔들리지 않고 중후반 연기를 이어갔다.

2년 여 만에 따낸 유영(오른쪽)의 개인 그랑프리 2번째 메달. 이젠 베이징올림픽을 목표로 보완점 메우기에 나선다. [사진=AP/연합뉴스]

 

트리플 루프와 더블 악셀을 말끔히 처리한 유영은 스텝 시퀀스를 레벨 4로 소화한 뒤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점프까지 깔끔하게 성공해내며 점수를 쌓아갔다.

레이백 스핀에서 레벨 3을 받은 유영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다시 한 번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고 트리플 플립에서는 어텐션(에지 사용주의)을 받았으나 이후엔 별 문제 없이 연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 4)과 코레오 시퀀스(레벨1),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 4)에선 최고 레벨을 기록하며 점프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만회했다.

아쉬운 점에도 굴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연기를 마친 유영을 향해 박수 갈채가 쏟아졌고 그 또한 울컥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전체 2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가 유영의 연기 완성도를 증명해줬다.

금메달과 은메달은 러시아 알렉산드라 트루소바(232.37점), 다리아 우사체바(217.31점)가 나눠가졌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은 내년 2월 4일. 남은 시간은 100여 일. 완벽하진 않았으나 아쉬웠던 트리플 악셀 성공률을 보완한 유영은 나아가 네 바퀴를 도는 쿼드러플 살코까지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훈련 중이다. 남은 기간 두 기술을 얼마나 실수 없이 성공시킬 수 있을지 완성도를 높여 가야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한국은 베이징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출전권 두 장을 확보했다. 유영은 이번 대회에서 199.34점으로 8위를 기록한 김예림(18·수리고), 이해인(16·세화여고), 임은수(18·신현고) 등과 함께 내년 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다툴 예정이다. 이에 앞서 다음달 12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4차 대회 ‘NHK 트로피’에서 상승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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