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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행 눈앞 두산, '가을영웅' 정수빈이 '시즌영웅' 박건우에게 [프로야구 준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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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행 눈앞 두산, '가을영웅' 정수빈이 '시즌영웅' 박건우에게 [프로야구 준PO]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1.0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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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두산 베어스가 100% 확률에 다가섰다.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또 한 번 전문 팀임을 알렸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4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PO 1차전에 5-1로 이겼다.

선발 최원준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그 중에서도 리드오프로 나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가을영웅’ 정수빈(31)이 또 한 번 빛났다.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4일 LG 트윈스와 준PO 1차전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한 뒤 1루로 전력질주하고 있다. 

 

정수빈은 가을만 되면 괴력을 발휘한다.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무려 0.297. 팬들과 동료들 사이에선 ‘정가영(정수빈 가을 영웅)’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릴 정도.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도 7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하며 두산의 준PO행에 앞장섰다.

이날도 0-0으로 팽팽하던 3회초 1사 2루에서 앤드류 수아레즈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날리는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날렸다. 번뜩이는 플레이도 돋보였다. 5회 무사 1루에서 기습번트로 LG의 실책을 유발했다. 정수빈으로선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3피트 수비 방해가 선언됐지만 충분히 LG를 흔들어놓을 만한 시도였고 두산은 후속 상황에서 결국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7회 볼넷을 얻어낸 그는 8회 내야안타로 1루를 밟은 뒤 2루까지 훔쳐내는 등 경기 내내 LG 흔들기에 주력했다.

'가을영웅' 정수빈(오른쪽)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정수빈은 취재진과 만나 “큰 경기에서 선취점을 내면서 분위기가 넘어왔다. 후배들이나 나갔던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내줬다”며 “긴장이 되고 신경도 쓰이고 힘든 것까지 모든 게 시즌의 2배지만 더 재밌는 것 같다.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가을에만 되면 강해지는 비결을 설명했다.

반면 절친한 동갑내기 박건우는 0.174. WC에서는 10타수 1안타에 그쳤고 최근 3년간은 0.125로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정규리그 통산 타율이 0.326에 달하고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3000타석 이상 나선 타자들 중엔 장효조(0.331), 박민우(0.327)에 이은 3위에 올라 있는 그이기에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좀 더 잘하려고 생각하다보니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 팀에서 컨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다. 믿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100% 만족하긴 어렵겠지만 이날 경기에선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5차례 타석에 나서 볼넷 하나와 안타 하나를 만들어냈는데 팀이 1-0 살얼음판 리드를 지켜가던 5회초 2사 3루에서 점수 차를 더 벌리는 1타점 적시타를 날린 것. 어느 정도 어깨의 짐을 덜어낼 만한 소중한 안타였다.

가을만 되면 침묵하는 박건우(오른쪽). 정수빈은 "스스로도 마음을 내려놓고 하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박건우, 허경민과 함께 동갑내기 절친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정수빈의 가을 활약이 가장 좋다는 말에 정수빈은 “(허)경민이랑 (박)건우 중에 지금은 나을 수도 있지만 시즌 때는 둘이 더 잘한다. 지금이라도 잘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박건우에 대해서는 “너무 잘하는 선수인데 (포스트시즌) 경기 때 부담을 갖는 것 같다. 자기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큰 것 같다”며 “건우한테 장난식으로 ‘하루에 하나만 하라’고 말하는데 오늘 하나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기회가 나오면 스스로도 마음을 내려놓고 하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프로 데뷔 후 보다 빠르게 팀 주축으로 녹아든 정수빈과 허경민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6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박건우 차례. 친구들과 함께 두산에서 더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가을만 되면 약해진다는 꼬리표를 떼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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