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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는 못 바꾼 광주FC, 강등 운명도 그대로 [K리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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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는 못 바꾼 광주FC, 강등 운명도 그대로 [K리그1]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1.11.2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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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올 시즌 첫 강등 팀은 광주FC다. 잔류와 강등 기로에서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무기력한 플레이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썼다.

광주는 지난 27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37라운드 성남FC전에서 0-1로 패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지런히 상대를 몰아쳤으나 전반 30분 안진범에 결승골을 허용했다. 승점 36에 묶인 광주는 남은 경기 성적과 관계없이 K리그2(프로축구 2부) 강등이 확정됐다.

광주 스트라이커 조나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 스트라이커 조나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중요한 라운드를 맞은 광주. 성남을 잡지 못하면 다이렉트 2부 강등이 확정될 위기였다. 자력으로 잔류가 불가한 상황에 이르렀지만,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잔류 불씨를 다시 한 번 지필 수 있었다.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했다. 엄지성과 엄원상, 허율 등 젊은 피들의 맹활약을 통해 최근 4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며 꾸준히 득점력을 올려왔다.

김호영 광주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단단히 각오했다.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목표한 걸 이루고 광주로 돌아가겠다. 최근 경기에서 계속 득점하고 있다. 지난 포항 스틸러스전은 우리가 원하는 결과와 내용을 챙긴 경기다. 그 라인업을 기반으로 이번 라운드를 준비했다. 승부처에 조나탄을 확실한 카드로 쓰려고 한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전반 초반부터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섰다. 엄원상을 최전방 공격수로 놓아 공격 선봉장 역할을 맡겼다. 빠른 발을 활용해 배후 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엄지성과 김종우, 이순민 역시 2선에서 열심히 공격에 가담해 상대를 몰아쳤다. 이른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나가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광주는 주 공격루트를 측면에 뒀다. 90분 내내 비슷한 플레이로 성남 수비진을 흔들고자 했다. 수비수가 공을 끊어낸 후 중앙을 거치지 않고 측면으로 공격을 이어갔으며, 윙포워드들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엄원상과 김종우 등을 활용하기 위해 한 박자 빠른 크로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성공률이 매우 낮았다. 이날 광주는 크로스 32개를 올렸는데, 단 8개만이 박스 안 공격수 쪽으로 향했다. 어떻게든 박스 안으로 붙여놓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지 선수들이 조급하게 전진 패스와 크로스를 넣었고, 대부분 수비에 걸리거나 골라인을 벗어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남 수비수들도 빠르게 대비했다. 측면에서 크로스가 쉽게 올라오지 못하도록 윙어로 출전한 박수일을 풀백 위치까지 내렸다. 최지묵-권경원-마상훈 센터백 라인은 탄탄한 체격을 앞세워 상대 공격수들을 찍어 눌렀다. 힘을 잃은 광주 공격은 점점 단조로워졌다.

분전했지만 2년 만에 2부 강등이 확정된 광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분전했지만 2년만에 2부 강등이 확정된 광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설상가상 전반 30분 안진범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강등의 그림자가 드리운 순간, 변화를 통한 분위기 반전이 시급했다.

우선 교체카드를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조나탄을 꺼내들었다. 그가 최전방을 지키니 상대 수비수들이 그에게 달라붙었고, 나머지 선수들에게 조금씩 공간이 나기 시작했다. 차례로 이희균과 이으뜸을 투입해 미드필드진 변화를 꾀했고, 후반 중반 허율까지 투입해 공격진 높이를 강화했다.

포메이션 역시 적극적으로 바꿨다. 전반 4-1-4-1 포메이션에서 측면과 최전방을 살리기 위해 4-3-3을 만드는가 하면, 조나탄 투입 후 이순민을 한 칸 내려 4-2-3-1로 밸런스를 찾고자 노력했다.

문제는 여전히 전반과 같은 플레이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선수와 전형 변화에 심혈을 기울인 반면 측면으로 빼주고 무리한 크로스로 마무리 짓는 플레이는 변함이 없었다. 선수 개개인 역량과 스타일의 차이만 있었을 뿐 전반적으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후반 중반부턴 이 패턴마저 상대에 간파당했다. 성남은 후반 초·중반부터 작정하고 수비 숫자를 늘려 후방을 더 단단하게 가져갔다. 그나마 조나탄과 허율 투입으로 숨통이 트였던 공격이 다시 갑갑해졌다. 광주가 활용할 공간은 제한적이었고 부정확한 패스와 크로스가 이어질 뿐이었다.

성남 일자 수비를 뚫어내기 위해 시도한 공격 패턴이 오히려 독이 됐다. 공격진 합이 전혀 맞지 않아 밋밋한 전개가 이어지기 일쑤였다. 미드필더와 공격수 전부 측면으로 빠지니 중원 공백까지 발생했다. 그렇게 광주는 일관된 플레이로 90분을 보냈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이로써 광주는 10승 6무 21패(승점 36)를 기록했다. 다음날 FC서울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강원FC와 승점 차가 4로 벌어지면서 남은 한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최하위로 2부 강등을 확정했다.

이날 광주 원정석에는 ‘단 1%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면 그 가능성에 모든 걸 걸어라’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광주는 말 그대로 모든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갑갑한 플레이를 끝내 개선하지 못하며 기적을 일궈내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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