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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쿠드롱 시대', 황제는 멈추지 않는다 [PBA 월드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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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쿠드롱 시대', 황제는 멈추지 않는다 [PBA 월드챔피언십]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3.29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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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승, 우승, 우승, 또 우승. 4개월 사이 챙긴 상금만 무려 5억 원. 프레드릭 쿠드롱(54·벨기에·웰컴저축은행 웰뱅 피닉스)

쿠드롱은 28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2022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30·스페인·블루원리조트 엔젤스)를 세트스코어 5-3(15-12 15-6 15-2 14-15 15-3 11-15 4-15 15-3)으로 꺾었다.

우승 상금 2억 원, 누적 7억5800만 원을 쌓은 쿠드롱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전인미답 고지에 올라섰다.

프레드릭 쿠드롱이 28일 2022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토브욘 브롬달(60·스웨덴), 딕 야스퍼스(57·네덜란드), 다니엘 산체스(48·스페인)와 함께 세계 3쿠션계를 휩쓸었던 쿠드롱. 12차례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올랐고 세계 3쿠션월드컵에선 21회 우승을 거머쥔 4대 천왕 중 하나였다.

2019년 PBA 투어 출범과 함께 이들과는 다른 길로 들어섰다. 초반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으나 4번째 대회에 우승을 거두더니 2년차엔 2차 투어에서 다시 정상에 섰다.

그리고 올 시즌 쿠드롱은 남다른 클래스를 입증했다. 부상으로 1차전을 거른 뒤 나선 2차전에선 32강 탈락했으나 이후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며 8강에 진출했다. 4차 대회부터 쿠드롱 시대를 열었다. 내리 3연패, 압도적인 ‘황제’의 위엄을 보였다.

이번 대회 32강 조별리그에서 마민캄(베트남·신한 알파스)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조 2위로 토너먼트 라운드에 오른 뒤엔 무적이었다. 16강에서 지난 대회 결승에서 풀세트 접전을 치렀던 김임권을, 8강에선 김종원(TS샴푸 히어로즈)을, 준결승에선 개인 리그 우승자 출신 오성욱(신한) 셧아웃시켰다.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완벽했다.

명실상부 ‘절대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에서 지난해 초대 월드챔피언십 왕좌에 오르며 우승상금 3억 원을 챙겼던 사파타를 만났다.

압도적인 클래스를 뽐낸 쿠드롱. 통산 6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황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사진=PBA 투어 제공]

 

1세트 하이런 5점으로 포문을 연 건 사파타였지만 쿠드롱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좀처럼 득점하지 못하는 사파타를 뒤로하고 쿠드롱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2,3세트까지도 같은 흐름. 사파타는 긴장한 탓인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100% 컨디션이 아닌 것처럼 보였던 쿠드롱은 노련하게 제 페이스를 찾아가며 앞서갔다.

4세트 사파타가 힘을 내며 세트스코어를 만들었으나 하마터면 턱밑까지 추격한 쿠드롱에게 흐름을 내줄 뻔했다. 쿠드롱은 5세트 다시 힘을 내 초반부터 앞서가며 우승까지 단 한 세트만을 남겨뒀다.

그런 쿠드롱에게도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다. 6세트 1이닝부터 10점을 몰아친 사파타에게 다시 한 번 세트를 내줬고 7세트까지 뺏긴 것. 경기 후 쿠드롱은 “세트 게임들은 오늘 뿐 늘 아니라 어려웠다. 초반 2,3개 세트 따면서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느데 상대가 따라붙으며 고전했다”며 “집중력도 흐트러졌다. 상대에게 운도 따랐고 진행이 어려웠다. 세트게임은 승리를 거둬도 다시 0점부터 시작해야 하기에 한 번 집중력을 잃으면 오늘처럼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제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쿠드롱은 8세트 선공을 잡고 1이닝부터 득점 행진을 이어갔고 환상적인 샷들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5이닝 만에 위닝샷을 장식했다.

PBA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개인리그 우승과 팀리그에 이어 월드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서며 3종류 대회에서 모두 왕관을 썼다.

장기영 TS트릴리온 대표(왼쪽부터), 황일문 SK렌터카 대표, 쿠드롱, 김영수 PBA 총재, 장상진 부총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세트제, 뱅크샷 2점제 등 많은 변수가 발생하는 PBA 투어. 그럼에도 쿠드롱은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30년을 당구를 쳤기에 멘탈도 점점 강해진다”며 “가장 중요한 건 정신력이다. 세트스코어가 동비되며 더욱 흥미진진한 상황이 많이 생기는데 결국 이기는 건 잘하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대 쿠드롱 시대가 열렸다. 쿠드롱을 제외하면 최다승은 2승에 불과하다. 누적 상금 등에서도 그를 따르는 선수들과는 큰 격차를 벌렸다. 경쟁자들에 대해선 “잘하는 선수들은 많다. 다만 이번 시즌에선 나와 맞붙은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혹여나 목표 의식이 다소 희미해지지는 않을까. 쿠드롱은 “지금 1등이라도 내년엔 10등이 될 수도 있다. 언제나 똑같이 잘하고 싶다. 의욕적으로 동기부여가 된다”며 “늘 이기는 것에 목적을 둔다. PBA 처음 와서 서바이벌 방식이나 테이블, 공 등 많은 게 달라 적응하기 힘들었고 지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노력 끝에 이젠 적응이 된 것이다. 앞으로도 이기기 위한 노력으로 늘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초대 챔피언 사파타는 준우승으로 7000만 원을 챙겼다. 누적 상금은 5억6200만 원으로 쿠드롱 뒤를 이었다. 강승용은 조별리그 C조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 라온)전 2세트에서 1이닝 15점을 몰아치며 15-0 승리, TS샴푸 퍼펙트큐를 수상했다. 상은 무려 2000만 원.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에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 톱에버리지는 쿠드롱과 조별리그 경기에서 에버리지 2.882를 기록한 마민캄(베트남·신한 알파스)이 400만 원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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