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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 사랑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팬덤 인사이트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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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 사랑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팬덤 인사이트③]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3.31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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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K팝 아이돌이 큰 위세를 떨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력적인 음악, 눈길을 끄는 퍼포먼스, 트렌디한 스타일 모두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그들을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성원하는 ‘팬덤’을 빼놓곤 설명할 수 없다. 음반 판매 6000만장 시대, 글로벌 시장을 휩쓸며 매해 새로운 성과를 거두는 K팝 아이돌 뒤에는 언제나 강력한 팬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K팝 성공의 또 다른 일등공신 팬덤의 겉과 속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지난해 ‘기적’을 경험한 그룹이 있다. 바로 역주행 신화의 주인공 브레이브걸스다.

오랜 기간 이어진 흥행 실패로 "무대에 오를 수 없겠다"는 생각까지 했다는 브레이브걸스는 2017년 발매한 곡 '롤린(Rollin')'이 지난해 3월 차트 역주행에 성공하면서 대세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

 

[사진=스포츠Q(큐) DB]
(왼쪽부터) 민영, 유정, 은지, 유나 [사진=스포츠Q(큐) DB]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 어떻게 이뤄졌을까. 발매 당시 히트에 성공하지 못했던 '롤린'은 알음알음 ‘숨겨진 트로피컬 명곡’으로 입소문을 타던 중, ‘군인 픽(pick)’으로 재발견됐다. 한 유튜브 채널에 음악방송과 국방 위문열차 공연 영상에 달린 누리꾼들의 댓글을 재치있게 편집한 영상이 게재됐고, 곧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영상 속 "군 생활을 이 곡 하나로 버텼다. 엄청난 활력소가 되어주었던 곡", "전쟁 때 이 곡 틀어주면 전쟁 이긴다", "군대 '밀보드 차트' 1위" 등 생생한 댓글이 주목을 받았고, 군인들의 우렁찬 환호에 환하게 웃으며 무대를 즐기는 멤버들의 모습 역시 누리꾼을 사로잡았다.

해당 영상의 대유행에 힘입어 ‘롤린’은 발매 4년 만에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했고, 브레이브걸스는 의상과 안무를 개선한 ‘청량 버전’ 롤린으로 재활동에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역대 걸그룹 중 최장기간인 1854일 만에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희망’과 ‘역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브레이브걸스 공식 SNS]
데뷔 1854일 만에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브레이브걸스 [사진=브레이브걸스 공식 SNS]

 

◆ 역주행에 뒷심 불어넣은 팬덤 화력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에 ‘신드롬’에 가까운 대중의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을 대세 걸그룹으로 만든 ‘뒷심’은 똘똘 뭉친 팬덤의 힘이 컸다.

대표적인 사례가 캐릭터 ‘꼬부기’를 닮았다는 브레이브걸스 유정이 오리온 ‘꼬북칩’ 홍보 모델로 발표된 일이다. 당시 오리온은 "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리온 공식 SNS, 고객센터 등을 통해 유정을 꼬북칩 모델로 기용해달라고 수많은 요청을 보냈다"며 "팬들의 성원에 답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브레이브걸스 응원글은 1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꼬북칩 증정 이벤트가 브레이브걸스 팬들의 만장일치 투표로 용산구 생명나무 지역아동센터에 기부되는 등 팬들의 선한 영향력도 귀감이 됐다. 이후에도 GS25, BBQ, 해피콜 등 유통업계에서 팬들의 뜨거운 요청에 따라 브레이브걸스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팬덤의 폭발적인 화력을 입증하는 행보가 이어졌다.

또, 역주행 이후 발매한 미니 5집 ‘서머 퀸(SUMMER QUEEN)’은 발매 첫 날부터 2만 8000 여장의 판매량을 달성하더니, 초동 기간(발매 일주일간 판매량) 누적 6만 장을 판매하며 2017년 발매된 ‘롤린’ 대비 600배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이 ‘반짝’ 인기에 그친 것이 아니라, 탄탄한 코어 팬덤을 구축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팬덤 명 : 피어레스(Fearless)

‘두려움이 없다’는 뜻으로, 그룹명 ‘브레이브걸스’와 같은 뜻을 공유하며 정체성을 함께 한다. 팬덤명은 1기(2011년 데뷔, 2기로 불리는 현 구성은 2016년부터다.) 데뷔와 같은해인 2011년에 정해졌으나, 글로벌 공식 팬클럽 모집은 데뷔 후 10년 만인 2021년에 이뤄졌다.

△응원도구 : 브레이브걸스 측이 공식 팬클럽 모집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공식 팬 라이트(응원봉)는 팬들 사이에서 ‘쁘봉’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핑크, 옐로 두 가지 버전으로 구성됐으며, 브레이브걸스의 공식 로고를 새겨 상징성을 담았다. 출시 전 브레이브걸스의 대표곡인 '롤린'의 가오리춤을 형상화한 모양의 '가오리봉', '군통령' 브레이브 걸스에 어울리는 야전삽 모양 응원봉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소통 방법 : 브레이브걸스는 지난해 5월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에 입점, 팬과 아티스트가 1:1 채팅 형식으로 대화할 수 있는 ‘프라이빗 메시지(프메)‘를 통해 친밀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유랄라(유정)‘, ’민영타임(민영)‘, ’은지는 도도해(은지)‘, ’나는 유나다(유나)‘ 등 각자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 다채롭고 친근한 모습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사진=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대가 없었다면 내가 있을까 싶어‘, 땡큐로 전하는 진심

지난해 음악방송과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안아들 때마다 팬덤 ‘피어레스’를 향한 감사를 끊임없이 전했던 브레이브걸스. 역주행 이후 1년간 느낀 감사함을 새 앨범에 꼭꼭 눌러 담았다.

브레이브걸스는 지난 14일 여섯 번째 미니앨범 ‘땡큐(THANK YOU)’를 발매했다. 이름 그대로 팬들을 향한 감사함을 담은 앨범으로, 발매일은 지난해 ‘롤린’으로 음악방송 첫 1위를 한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땡큐'는 디스코 펑크를 베이스로 한 레트로 팝 장르의 곡. 작년 한 해 동안 브레이브걸스 멤버들이 직접 겪은 기적 같은 일들을 진정성 있는 가사로 표현했으며 멤버들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을 담았다.

앨범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민영은 "올해 첫 활동, 첫 앨범이기 때문에 제작을 앞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팬분들은 우리에게 버텨줘서 고맙다고 항상 말씀해 주시는데, 우리가 버틸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꼭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나는 "우리 역주행을 보고 힘을 얻었다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우리가 오히려 힘을 얻었던 거 같다. 그때 우리를 보고 다시 한 번 도전한다고 하신 분들, 각자의 자리에서 곧 기적을 맞이하실 분들도 버텨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 팬덤 직격 인터뷰

재도약을 시작한 브레이브걸스의 지난 1년과 앞으로를 함께 할 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활동회원이 많고 소통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알려진 팬 커뮤니티에서 인터뷰에 참여할 인원을 모아 서술형 설문을 진행했다.

- 브레이브걸스에 입덕한 시기와 배경은?

인터뷰에 참여한 대부분 팬들이 역주행 시기에 ‘입덕’했다고 전했다. 브레이브걸스 이전에는 걸그룹과 K팝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도 여럿이었다.

“작년 2월 말 롤린 댓글 반응 영상을 보고 입덕하게 됐습니다. 아이돌을 좋아한 적은 없습니다.”(20대, 남성)

“작년 3월 유튜브를 통해 처음 ‘쁘걸’을 보게 됐어요. 롤린 노래와 함께 군인분들의 함성소리가 더해진 영상이 봐도 봐도 재밌고 신났어요.”(10대, 여성)

“원래 아이돌에 관심이 없었는데 역주행 시기에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통해 브레이브걸스를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30대, 남성)

“작년 4월쯤, 수업 자료를 찾던 중에 ‘유퀴즈’ 브레이브걸스 편을 보고 입덕했습니다.”(40대, 여성)

- 브레이브걸스에 입덕한 이유는?

팬들은 군부대 위문공연 등 무대를 가리지 않는 열정과 노력, 긴 무명을 버텨온 끈기, 친구 같은 친근함과 멤버간 끈끈한 케미가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입을 모았다.

“역주행 이전에는 찾아주는 곳이 주로 위문 공연이었습니다. 출연료도 많지 않고 오가는 거리도 멀었지만, 멤버들은 흙먼지가 날려도 장대비가 내려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그런 인내와 노력의 모습들에 감동받았어요.”

“해체 위기에 처했을 때 취직을 위해 자격증도 준비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도 하고, 창업 준비도 해보며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런 모습들을 보며 미래를 걱정하며 고민하는 모습들이 내 주변, 심지어 나와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적같은 역주행으로 성공 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모로 감동을 받고, 힘들어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사진=스포츠Q(큐) DB]
[사진=스포츠Q(큐) DB]

 

- 브레이브걸스 팬덤이 다른 팬덤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팬덤 연령대가 높은 편. 학생보다 직장인 비율이 높아 강력한 구매력을 자랑한다. 한 팬은 이를 “두둑한 지갑”이라는 단어로 정리하기도 했다. 브레이브걸스로 처음 ‘덕질’에 입문한 사람이 많아 서로 도우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따뜻한 모습도 특징이다.

“사회 경험이 있고 경제 활동을 하는 팬들 비중이 높아서 그런지 브레이브걸스가 광고한 제품들을 완판시키려는 경향이 커요. 화장품, 과자류, 주류, 숙취해소제 등과 같이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면서 팬심도 높이고 소비 활성화에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20대 후반부터 40대 초중반까지의 나이 대 팬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직장인,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팬들 활동도 6시 이후 퇴근 시간이 돼서야 많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똘똘 잘 뭉치는 거 같아요. 다들 덕질이 처음이신 분이 많아서 그런지 모르는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고마워요.”

“돈 없어서 굿즈나 앨범을 사지 못하는 취준생 팬이나 어린 학생 팬들을 위해 대신 구매해 나눔해 주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 팬들을 향한 감사를 담은 이번 앨범, 감상 소감은?

“이번 앨범이 3월 14일 출시였는데 그게 역주행 이후 쁘걸이 첫 1위를 한 날이에요. 그날은 우리 팬들이나, 쁘걸 모두에게 정말 의미있는 날이거든요. 바쁜 와중에도 그 날짜에 맞춰 팬들에 대한 감사를 담은 노래를 내줘서 감동, 고마움, 미안함 등이 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어요.”

“팬으로서 너무 감사하고 감동받았습니다. 고마운 사람들, 특히 팬들을 향한 감사를 나타내는 앨범이니만큼 팬의 한 사람으로서 느낌이 남달랐어요. 음악적으로도 다양하고 풍성했고, 멤버들의 보컬과 개성이 잘 드러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 고맙더라고요. 고작 먼발치에서 아무도 모르게 응원한 것뿐인데 이렇게 팬들을 위한 앨범까지 내주고. 첫 덕질인데 응원하는 가수를 참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주행 후 1년, 새로운 전환점에 선 브레이브걸스는 31일 방송되는 엠넷 ‘퀸덤2’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다채로운 모습으로 글로벌 팬덤의 마음까지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우리들의 감사에 더 고마워하지 말고, 우리들의 감사를 더 받을 존재가 되길.“

2021년, 기적의 한 해를 보낸 브레이브걸스는 팬들을 향한 감사의 노래로 2022년을 활짝 열었다. 서로를 향한 진심으로 똘똘 뭉친 피어레스와 브레이브걸스, 이들이 본격적으로 함께 나아갈 내일에 응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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