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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오타니 잡은 괴물, 류현진이 살아났다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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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오타니 잡은 괴물, 류현진이 살아났다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27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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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가 중심에 선 팀 OPS(출루율+장타율) MLB 2위의 로스엔젤레스(LA) 에인절스. 그러나 그 상대는 에인절스 킬러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에선 “아무도 류현진이 오타니 쇼헤이(28)를 이길 것이라 기대치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MLB 에인절스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65구를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 호투하며 시즌 2승 째를 챙겼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27일 5이닝 동안 65구만 던지며 LA 에인절스 타선을 2실점으로 묶고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사진=AP/연합뉴스]

 

올 시즌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ERA 6.00)으로 아직은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를 내고 있던 류현진. 다만 지난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선 올 시즌 첫 6이닝을 던지며 무실점 피칭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으나 무게감은 오타니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일본인 투수와 선발 맞대결에서도 2013년 MLB 진출 이후 3패 ERA 5.01로 아쉬운 성적을 냈던 터.

반면 오타니는 지난해 투수로 9승 2패 ERA 3.18,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는 괴물 같은 시즌을 보내고 AL 정규리그 MVP에 오르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야구 선수. 올 시즌에도 투수로 7경기 3승 2패 ERA 2.82로 잘 던지고 있고 타자로 나선 43경기에서 타율 0.256 9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었다.

뚜껑을 열자 오타니와 에인절스의 위세보단 ‘에인절스 천적’ 류현진의 존재감이 더욱 컸다. LA 다저스 시절 에인절스와 치른 4차례 대결에서 2승 ERA 0.98로 강했던 류현진에게 에인절스 타자들은 크게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닌 듯 보였다.

이날 경기 관전포인트는 오타니와 더불어 MLB 최고 타자 중 하나인 마이크 트라웃(31)와 맞대결이었다. 특히 트라웃은 류현진만 만나면 작아졌다. 10타수 무안타 4삼진.

류현진과 맞대결에서 2타수 1볼넷 1탈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 [사진=AP/연합뉴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1회말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트라웃을 상대로 한가운데로 향하는 시속 141㎞ 속구를 과감히 뿌려 우익수 뜬공을 유도해냈다.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이어진 오타니와 승부에선 철저히 바깥쪽 승부를 펼쳤으나 방망이를 한 번도 휘두르지 않은 오타니가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1사 1,2루 위기에서 류현진은 앤서니 렌던에게 2루수-유격수-1루수(4-6-3)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1회를 실점 없이 마쳤다.

2회 8구 만에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타선의 3득점을 등에 업고도 다소 흔들렸다.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빗맞은 타구가 연이어 나오며 3연속 안타를 내줘 첫 실점했다. 공교롭게도 무사 주자 1,2루에서 다시 트라웃을 만났다. 과감한 속구로 카운트를 잡더니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땅볼 타구를 유도해냈다. 이어진 오타니 타석에선 초구 낮은 컷패스트볼(커터)로 1루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1실점과 아웃카운트를 교환했고 추가 실점 없이 불을 끌 수 있었다.

5회가 백미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째 마주한 트라웃. 높은 속구로 카운트를 잡은 류현진은 풀카운트 승부에서 몸쪽 빠른공으로 의표를 찌르며 내야수 팝플라이를 유도해냈다. 트라웃은 13타석 연속 무안타로 류현진 악몽을 끊어내지 못했다. 오타니에겐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낮게 깔리는 체인지업으로 이날 첫 삼진을 잡아냈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선 피홈런 2방 등 올 시즌 최다 피홈런과 실점을 기록하며 진땀을 흘렸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이날 속구 평균 시속은 143㎞로 시즌 평균(144.5㎞)보다 느렸으나 커브와 체인지업 등으로 구속 차이가 큰 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에인절스 타자들을 괴롭혔다. 구속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때에도 헤쳐나갈 수 있는 영리함을 보여준 투구였다. 4월 2경기에서 ERA 13.50으로 부침을 겪던 류현진은 5월 3경기에서 1.72로 완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시즌 ERA는 6.00에서 5.48까지 낮췄다. 개인 한일 선발 투수 맞대결에서도 첫 승리도 거뒀다.

잘 던져 더 아쉬운 경기였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6회를 앞두고 65구만을 던진 류현진을 교체했다. 5회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이닝을 막아낸 터라 더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로 인해 ⅔이닝이 부족해 MLB 개인 통산 1000이닝(현재 999⅓이닝) 달성 또한 다음으로 미뤘다. 최근 불안했던 불펜이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6-3,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낸 건 다행이었다.

마운드에서도 오타니에 판정승을 거뒀다. 오타니는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위력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으나 6이닝 동안 홈런 2방 포함 6피안타 5실점하며 패전 멍에를 썼다. 속구 평균 시속이 154㎞로 평균(156㎞)보다 낮았고 이 영향 탓인지 결정적인 홈런 2방을 내주고 울어야 했다. 류현진의 영리한 경기 운영과 대비됐다. 시즌 3패(3승)와 함께 ERA도 2.82에서 3.45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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