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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화려한 귀환, 포기 떨친 값진 눈물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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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화려한 귀환, 포기 떨친 값진 눈물 [LPG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6.2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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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슬럼프에 빠졌을 때 골프를 그만두고 싶었다.”

늘 밝아 보이기만 했던 ‘스마일 덤보’ 전인지(28·KB금융그룹)지만 3년 8개월 동안 무관으로 버텨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법을 찾지 못했고 최악의 상황까지 떠올렸다.

그런 전인지가 다시 활짝 웃었다.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다.

전인지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파72·683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5개를 엮어 3오버 75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2위 렉시 톰슨(미국), 이민지(호주·이상 4언더파 284타)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다시 한 번 메이저대회 정상에 섰다.

전인지가 27일 LPGA 투어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무려 3년 8개월 만에 LPGA 투어에서 가장 높은 자릿세 섰다. 2015년 US여자오픈,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4승 중 3승을 메이저대회 트로피로 장식하며 ‘메이저 퀸’ 면모를 과시했다. 

1라운드 8언더파로 처음부터 선두를 달린 전인지는 최종라운드 톰슨에게 잠시 선두를 양보하기도 했으나 끝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무려 135만 달러(17억4500만 원).

고개를 숙이고 지내야 했던 시간이 길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단숨에 LPGA 투어 시즌 상금 2위(181만531달러),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4위(72점)로 수직상승했다. 전인지의 반등으로 2020년 US여자오픈 김아림(27·SBI저축은행) 이후 이어지던 한국 선수 LPGA 투어 메이저대회 무승 기록도 7개 대회에서 마감됐다.

뛰어난 샷과 늘 밝은 미소로 많은 팬들을 보유한 전인지. 성적과 무관하게 긍정적인 자세로 환하게 웃는 그에게 팬들은 큰 귀를 펄럭이며 하늘을 나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아기 코끼리 ‘플라잉 덤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지난해 스윙 교정으로 효과를 본 전인지는 3년 8개월 만에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USA투데이·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지난 3년 8개월은 전인지의 긍정 마인드로도 좀처럼 이겨내기 힘든 시간이었다. 2019년 2020년 톱 10 진입이 두 차례에 그칠 정도로 부진의 늪은 헤어나오기 힘들었다.

우승 퍼트를 성공시키자마자 눈시울을 붉힌 전인지는 시상식에 나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골프를 그만두고 싶었다”며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고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고자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 중에도 눈물은 쉽게 마르지 않았다. 해냈다는 마음에 눈물이 흘렀다는 전인지는 “전 대회(2018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너무 많이 울어서 이번에도 울면 너무 울보 같다고 생각해서 울지 않으려고 했다. 자꾸 한살 한살 먹어가면서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등을 위해 스윙을 교정하며 칼을 갈았던 전인지는 지난해 톱 10 진입 8회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이날 우승으로 보상을 받았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전인지는 “전반에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아 답답하고 많은 생각이 머리에 오갔다”며 “지난 4년 우승이 없었기에 믿고 응원해주신 팬들, 스폰서분들에게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들이 강해 압박이 컸다”고 전했다.

우승 퍼트를 성공시키자마자 눈물을 쏟아낸 전인지(오른쪽).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도와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

 

결국 마음가짐이었다. 전인지는 “후반 들어 ‘내가 하고자 하는 건 어떻게 과정을 즐기느냐에 따라오는 거니까 나를 믿고 과정을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2위와 한 타 차 리드에서 맞은 18번 홀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스렸다. “‘나도 사람이니까 불안한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지. 그래도 반응하지 말고 그냥 내 목표만 생각하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전인지와 톰슨 모두 파로 경기를 마쳤고 우승트로피는 전인지의 품에 안겼다. 

명실상부 ‘메이저 퀸’의 위용을 과시한 전인지. LPGA 투어 4승 중 3승, 한·미·일 투어를 통틀어 8차례 메이저 정상에 오른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메이저 3승을 했으니 나에게 또 다른 목표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한다”는 전인지는 “계속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 내 앞에 놓인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메이저대회 5개 중 4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야 이룰 수 있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 이제 AIG 여자오픈과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서면 전인지는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 AIG 여자 오픈은 오는 8월 열린다. 우승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감각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목표에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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