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08-12 20:51 (금)
불운했던 권순우, 조코비치가 인정한 한국 테니스 미래
상태바
불운했던 권순우, 조코비치가 인정한 한국 테니스 미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6.28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권순우는 박수 받을 자격이 있다.”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함께 세계 3대 남자 테니스 선수로 꼽히는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는 한국의 한 테니스 선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권순우(25·당진시청)는 그만큼 후회 없이 싸웠고 테니스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권순우는 27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총상금 4035만 파운드) 남자 단식에서 1회전에서 조코비치와 2시간 27분 혈투 끝 세트스코어 1-3(3-6 6-3 3-6 4-6)으로 졌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지만 세계랭킹 81위가 3위 선수를 벼랑 끝까지 몰고갔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움을 자아낼 만한 경기였다.

권순우가 27일 노박 조코비치와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포인트를 따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운이 따르지 않았다. 1회전부터 조코비치를 만날 줄은 몰랐다. 2년 연속으로 윔블던 단식 2회전에 진출 실패라는 뼈아픈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윔블던 센터코트에서 열린 이 경기는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권순우라는 이름 석자를 인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만 6차례 정상에 오른 테니스의 전설이다. 남자 단식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최다승 부문에서 나달(22승)에 이어 공동 2위(20승)에 올라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1세트 먼저 브레이크를 성공하며 조코비치를 압박했다. 세트 후반엔 반대로 브레이크를 허용하며 아쉽게 내줬지만 2세트에 더욱 힘을 냈다. 2-1로 앞선 가운데 첫 브레이크로 격차를 벌리더니 조코비치의 압박을 따돌리고 과감한 공격을 펼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가 승부처였다. 권순우의 과감성에 조코비치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코트에 뒹구는 장면도 나왔다. 6게임까지 점수는 3-3. 상대 코치진의 표정도 굳었다.

권순우의 과감한 공격에 진땀을 흘린 조코비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험에서 승부가 갈렸다. 조코비치는 노련하게 권순우를 공략했고 여유를 찾고 권순우를 공략했다. 2세트까지 전체 획득 포인트에서 51-50으로 앞서는 등 선전했으나 평정심을 찾은 조코비치를 대적하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조코비치는 밝은 미소로 권순우에게 악수를 건넸고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명승부를 보여준 그에게 화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조코비치는 권순우를 칭찬했다. “그가 3세트를 따냈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며 ““정말 수준 높은 테니스를 보여준 권순우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는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가다듬어야 할 부분도 분명히 확인했다. 이날 권순우는 서브에이스 7개를 기록했는데 이 중 6개가 1,2세트에서 나온 것이었다. 세트를 거듭하며 빠른 속도로 체력이 바닥났다. 장기전으로 이어질 때 체력 문제를 메우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보다 완성도 높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찾았다.

경기력이 좋았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을 법하다. 여기서 끝은 아니다. 권순우의 단식 도전은 마무리됐지만 남자 복식에서 윔블던 코트를 누비며 테니스 팬들을 다시 한 번 즐겁게 할 전망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