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12-07 21:25 (수)
수지, '안나'로 잡은 변신의 기회 [인터뷰Q]
상태바
수지, '안나'로 잡은 변신의 기회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7.01 2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수지가 대본 속 캐릭터에 몰입해 무모하게 선택했다는 '안나', 수지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기회가 됐다.

배우 수지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소재를 접목, 위태로운 심리 변화를 보다 깊이 탐구한다.

1·2회 공개 만에 쏟아진 '안나'를 향한 호평에 수지는 "좋은 기사도 많이 나고 반응도 좋기도 하고 주변에서도 너무 재밌고 잘 보고 있다고 연락주셔서 너무 기분 좋다. 저한테 궁금하다고 물어보는 사람도 많아서 스포 해줄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수지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 된 여자 '안나' 역으로 변신,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한 여자가 겪는 인생의 다층적인 상황과 ‘유미’ 그리고 ‘안나’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인물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치밀하게 연기한다.

수지는 "너무 욕심 났던 캐릭터다. 제가 대본을 보고 느꼈던 유미의 안쓰러운 상황들을 시청자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짓말을 잘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다 거짓말을 하게 돼서 그렇게 살고 있는, 불안을 많이 가진 여자의 이야기"라고 안나를 설명했다.

"캐릭터 해석 과정에서 '자기가 특별하다고 느꼈던 애들은 자기가 보잘 것 없다고 느껴지는 것에 굉장히 취약하다'는 얘기를 감독님과 많이 나눴어요.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에 포커스 두기 보다는 '얘가 왜 이런 삶을 살게 됐을까',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이해해보려고 했어요."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 "내 안의 유미를 찾으려고 했어요."

수지는 유미의 10대부터 30대 후반까지를 연기한다. 유미는 어릴 때부터 재능은 많았지만 열악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 몇 차례 좌절을 겪게 된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괴로워하던 유미는 결국 '안나'라는 거짓된 삶을 선택한다. 수지는 캐릭터의 나이에 맞는 연기보다는 나이가 들어가며 더 교묘해지고 대범해지는 안나의 태도에 초점을 맞췄다.

"유미가 처음 거짓말을 하고 들킬까 조마조마하는 과도기를 넘어서 '진짜 이게 되네', '뭐가 이렇게 쉽지'하며 세상이 우스워보이고 사람들이 바보 같다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나이가 들 수록 안나가 완벽해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어요.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대범해지고 거짓말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다양한 연령대를 연기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유미의 어린 시절이었다.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함이었다. 수지는 "유미의 어린 시절에 공감이 가야 시청자들이 안나의 행동들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하려고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꾸며내려고 하지 않고 그 순간을 온전히 녹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유미가 여러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데 그런 일들을 정말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거든요. 늘 촬영 나갔을 때 출근했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유미 얼굴 상태가 고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그 전 날에도 잠을 안 자고 가거나 피곤한 상태를 만들어 가려고 했던 거 같아요."

유미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면서 실제 경험을 떠올리기도 했냐는 질문에 수지는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수지는 "유미와 제 삶은 다르지만 데뷔 초 불안을 많이 떠올렸던 거 같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하는 거 같은데 나는 어땠을까, 나의 어린 시절을 많이 생각해봤다"고 전했다.

"특히 터미널 신은 찍으면서도 연습생 때가 많이 생각났어요. 연습생 때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서 광주에서 서울을 오갔어요. 드라마에서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하고 불이 탁 꺼지는데 그 때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내 안의 유미를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그게 도움이 됐어요."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 수지가 해석한 안나 = '불안'

수지가 바라본 '안나'의 키워드는 '불안'이다. 수지는 "안나의 거짓말이 곧 불안이라고 생각했다. 유미는 안나라는 인생을 즐겁게 살고 있지 않다. 즐거움보다는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그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열심히 사는 것"

부모님은 물론 주변으로부터 사랑받고 자랐음에도, 더 완벽한 모습을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유미. 그녀의 결핍은 어디서 왔을까. 수지는 "현실과 이상 간극이 크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기 위치와 맞지 않는 가난이 유미한테 큰 결핍이었던 거 같다. 보고 자라왔던 것이 허영심을 키워줬던 것 같다. 그래서 현실과 맞지 않는 꿈이 생긴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전했다.

태연한 얼굴로 거짓을 감추는 안나의 심리를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을까. 수지는 "안나는 자기가 정말 보여주고 싶은 상이 확실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따뜻해보이고 싶고, 좋은 선생님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사람들이 없을 때는 유미의 진짜 감정이 드러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옷 살 때, 학생들 대할 때, 모두 다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도록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유미이자 안나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심리전문가의 자문을 받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다. 수지는 "스스로 유미와 안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안나가 된 것 같다고 느꼈을 때, 얘가 '미안하다'고 얘기하는 게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수지는 본인이 느낀 혼란을 그대로 연기에 녹여내는 방법을 택했다. 수지는 "안나를 연기할 때는 그게 좀 모호해도 되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머릿속으로는 확실한 감정 가지고 있더라도 연기할 때는 모호하게 보이는 것이 방법일 수 있겠다, 내가 느낀 이 감정이 그대로 나와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안나가 아빠 장례식장에 갈 때도 허영심이 가득해 보이는 높은 구두를 신어요. 화면에 안나의 구두가 많이 비춰지거든요. 저는 똑바로 걷는다고 생각했는데 모니터로 보니까 그 걸음걸이가 되게 불안하더라고요. 유미가 안나가 됐을 때 위태위태한 모습들을 잘 보여주고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꼿꼿이 걸으려고 힘을 많이 주고 열심히 걸었는데, 그게 오히려 불안정해보이는 모습에서요."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 수지의 자신감, 무모해도 새롭게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에 대해 '묘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던 수지는 "좋은 대본을 보면 '이거 내가 해야될 거 같은데' 하면서 심장이 엄청 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도 있으면서 막연한 자신감도 있었다.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일단 결정하고, 그 결과는 내가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유미에 이입해서 무모해진 것 같기도 하다"고 출연을 결정한 순간을 회상했다.

수지의 자신감이 시청자에게 통한 걸까. 공개와 함께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수지는 "칭찬 받아본 적이 많이 없어서 낯설다. 너무 좋고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라면서 "제 것 같은 느낌은 많이 없다. 아직 기뻐하고 싶지는 않고 재밌다고 해주시니까 그 때 했던 선택이나 촬영했던 기간들을 보상받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간 '청춘 스타'로서 밝고 사랑스러운 연기를 해 온 수지가 보여주는 차분하고 쓸쓸한 모습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국민 첫사랑'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냐는 물음에 수지는 "'국민 첫사랑' 타이틀을 너무 좋아해서 탈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솔직하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이미지도 갖고 가면서 여러 모습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제게도 다른 모습이 있다는 걸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유미'의 인정 욕구처럼 저도 새로운 모습을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안나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며 희열을 느낀 순간도 있었을까. 수지는 "원래 대본에도 있었고 애드립도 있었는데, 욕을 많이 했다. 불편한 감정 보여주는 신이 많았기 때문에 계속 그런 상태로 현장에 있었다. 재밌었다. 지금까지 했던 연기랑은 또 다른 연기이기도 하니까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네' 그런 것들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안나'는 '사람은 누구나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는 수지의 나직한 내레이션으로 막을 연다. 수지는 "공감한다. 누가 훔쳐가면 볼 수도 있는데 수위 조절 해야 하지 않나. 예전 일들을 잘 기억을 못하는데 일기장을 보면 쓴 대로 기억하게 되더라. 왜 미화했지? 싶을 정도의 거짓말은 쓰게 되는 거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 잘 하냐고요? 잘 못해요. 늘 들켜요. 거짓말을 잘 하려면 말했던 걸 잘 기억해야 되는데, 기억을 못해요. 하찮은 거짓말은 좀 하는 것 같아요. 헬스 트레이너한테 짬뽕, 탕수육 먹었는데 짬뽕만 먹었다고 거짓말한다던지. 거짓말 자주 하네요.(웃음)"

3회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 수지가 꼽는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수지는 "유미에서 안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담긴 초반부가 몰아쳤다면, 이후의 이야기는 정적일 수도 있다. 뒷부분은 안나의 심리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이 아이에 대해서 더 깊게 파고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들킬까, 들키지 않을까하면서 보게 되는 드라마지만 결국 이 여자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에요. 안나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거짓말을 했지'라며 환멸감을 느끼는 순간이 와요. 원래 목적을 까먹고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의미가 없다고 느끼게 되는 이 여자의 인생,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였으면 좋겠어요. 제 바람입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는 지난 24일 1, 2회를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