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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오타니, '시대의 반역자'에 주목하는 이유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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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오타니, '시대의 반역자'에 주목하는 이유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11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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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가 거의 없기 때문에 관심을 얻는 것 같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를 통틀어 두 번째이자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와 홈런을 모두 달성하고도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는 겸손했다.

그러나 오타니의 기록이 얼마나 위대한지 모두가 알고 있다.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투타 겸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 때문이고 이 한계를 허문 게 바로 오타니다. 세계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10일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와 홈런을 모두 달성해냈다. [사진=USA투데이·로이터/연합뉴스]

 

◆ 시대의 반역자는 개척자가 됐다

MLB 역사를 통틀어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가 없었던 건 아니다. 범위를 넓혀보면 내셔널리그(NL) 투수들은 자신의 등판 경기에서 타자로도 나선다. 그러나 투수들의 타석은 대체로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번트로 주자를 보내는 식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투수와 타자의 신체 활용 매커니즘은 상당히 다르다. 더구나 선발투수는 한 번 투구를 한 뒤엔 나흘 이상을 쉰다. 그만큼 몸에 무리가 많이 따른다는 것이다. 실력을 떠나 타자를 병행한다는 것 자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잘하기도 어렵지만 부상 우려가 커 현대 야구에선 ‘전문 이도류’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이도류는 베이브 루스였다. MLB 대표 홈런 타자로 유명했지만 그 이전엔 투수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런 그도 두 자릿수 홈런과 승리를 동시에 달성한 건 단 한 시즌에 불과했다. 1918년 투수로 20경기에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ERA) 2.22, 타자로 95경기에서 타율 0.300 11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1919년엔 장타력을 폭발시키며 29홈런 113타점을 써냈고 투수론 9승(5패)을 챙겼다. 그러나 이후엔 사실상 타자에만 집중하며 MLB에 길이 남은 홈런왕이 됐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한 오타니는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기며 역사를 썼다. 시즌이 진행 중인 현재 오타니는 투수로 19경기에서 10승 7패 ERA 2.68, 타자로 108경기에 나서 타율 0.256 25홈런 66타점을 기록 중이다. 오타니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오타니는 이날 홈런까지 쏘아올리며 25홈런 이상 탈삼진 150개 이상을 2년 연속 이뤄냈다. 이 기록 보유자는 오타니 뿐이다. [사진=EPA/연합뉴스]

 

◆ 2번째 역사, 그러나 다시는 없을 전설

MLB에 진출할 때부터 ‘이도류’로서 많은 관심을 얻었지만 제대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타자로선 첫 시즌부터 재능을 뽐냈지만 ‘투수 오타니’는 조금 달랐다. 2018년 빅리그 진출 첫 시즌 가능성을 보였으나 10경기 출전에 그쳤고 부상으로 2019시즌까지 쭉 쉬어가야 했다.

지난해 오타니는 MLB는 물론이고 세계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투수로 9승 2패 ERA 3.18,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96볼넷 OPS(출루율+장타율) 0.965을 써냈다. 1위표를 싹쓸이하며 역대 11번째 만장일치로 A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단 하나 아쉬운 건 베이브 루스의 두 자릿수 승리와 홈런 달성에 단 1승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오타니는 올 시즌 투수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타자로 파괴력은 다소 줄었으나 투수로서 기록은 더욱 뛰어났다. 9승을 달성한 뒤 극심한 불운과 함께 3번의 실패를 거쳤지만 결국 꿈의 기록을 달성해냈다.

유일무이했던 기록 보유자 베이브 루스와 비교됐지만 ‘이도류’로서만 보자면 오타니가 압도적이다. 지난해 1승이 부족했지만 타자로서도 충분히 MVP급 활약을 펼쳤다. 오타니는 이날 자축포까지 작렬했다. 지난해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25홈런 이상, 탈삼진 150개 이상을 기록한 그는 2년 연속 이 기록을 이어갔다. 개인 통산 118번째 홈런으로 스즈키 이치로(117홈런)도 넘어섰다. 마쓰이 히데키(175홈런)에 이은 역대 일본인 MLB 통산 홈런 2위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타니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 이전에도 없었던 유형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이러한 활약을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따르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오타니는 선입견을 하나 둘 깨며 야구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오타니는 ‘이도류’ 선수로서 역사적 발자취를 매일 매일 경신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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