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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 점수 줄이고 흥미 더했다 [PBA 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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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 점수 줄이고 흥미 더했다 [PBA 팀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12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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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많은 변화와 함께 찾아온 PBA 팀리그 3번째 시즌. 1라운드를 치른 결과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었다. 활발한 프리시즌을 거친 결과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고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 또한 향상됐다.

5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고양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치러진 2022~2023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1라운드. 

우승후보로 평가 받은 팀이나 경계대상으로 꼽히지 않은 팀이나 큰 차이는 없었다. 춘추전국시대. 2022~2023시즌 PBA 팀리그 개막전을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이다.

디펜딩 챔피언 웰컴저축은행 웰뱅 피닉스는 여전히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으나 예상과 달리 압도적인 기세는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PBA 투어 제공]

 

◆ 예상된 우승후보, 강하지만 압도하진 못했다

우승후보로 꼽힌 팀들은 있었으나 절대강자는 없었다. 분명 강하다는 인상을 줬지만 결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첫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친 뒤 지난 시즌 결국 챔피언에 오른 웰컴저축은행 웰뱅 피닉스. 올 시즌을 앞두고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차유람의 정치권 외도로 결원이 생겼지만 오수정으로 빈자리를 메웠고 ‘황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을 비롯해 우승 멤버들이 건재했다.

4승 3패 공동 2위. 여전히 강했으나 아쉬움이 남았다. 비롤 위마즈(터키, 5승)와 한지승(3승)이 단식 전승을 따냈으나 쿠드롱이 1승 3패로 주춤했다. 팀리그의 제왕 서현민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강력한 건 신생팀이면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하나카드 원큐페이였다. 김가영과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 김병호, 신정주 등 우승자로 스쿼드를 채웠고 한국당구연맹(KBF) 여자 1위 김진아를 영입했다. 베트남 특급 응우옌 꾸억 응우옌까지 합류했다.

필리포스와 김진아의 맹활약 속 상승세를 달렸다. 막내 신정주도 승률 71.4%로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5승 2패. 모두의 예상대로 가장 빼어난 성적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신생팀 하나카드 원큐페이는 비시즌 선수 우선 지명을 통해 단숨에 우승후보로 거듭났고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사진=PBA 투어 제공]

 

시즌 전 선수들이 꼽은 우승후보 중 하나였던 NH농협카드 그린포스와 지난 시즌 준우승팀 블루원리조트 엔젤스도 4승 3패로 공동 2위에 올랐다. NH농협카드는 새 얼굴 김보미와 남녀 챔피언 출신 김민아, 조재호를 앞세워 성과를 냈다.

블루원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강민구를 복식에만 배치하는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강민구는 7승 1패로 87.5% 승률을 보였고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는 개인전 5전 전승을 거뒀다.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차팍(튀르키예)도 선전했다. 다만 김민영과 서한솔이 합을 이룬 여자복식에서 1승 6패로 극도의 부진을 겪은 게 아쉬웠다.

◆ 무너진 챔프 TS-약체 예상 휴온스·크라운, 예상 외 저력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휴온스 헬스케어 레전드도 저력을 보여줬다. 앞서가던 경기를 내주며 3승 4패로 승률 50%를 지키지 못했으나 소득도 있었다. 김세연을 주장으로 내세우며 변화를 시도한 휴온스는 지난 시즌 도중 합류한 최혜미의 깜짝 활약 속에 무섭게 살아났다.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도 든든히 제 역할을 했다.

1라운드를 마친 김세연은 “100점을 주고 싶다.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 아닐 수 있지만 팀원들 다 같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그것만으로도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2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크라운해태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2승 4패로 꼴찌 추락 위기에서 치른 7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을 뒤집어내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휴온스 헬스케어 레전드에서 김세연(오른쪽)과 짝을 이룬 최혜미는 복식과 단식 모두에서 맹활약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사진=PBA 투어 제공]

 

마지막 세트를 따내며 승리를 안긴 주장 김재근은 “세트별 점수가 줄어드니 승리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준비하면 언제든 역전할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며 “이미 팀워크가 좋은 팀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기가 꺾이지 않도록 유지하며 득점해낼 수 있는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라고 평가했다.

TS샴푸·푸라닭 히어로즈는 PBA 팀리그에서 가장 도깨비팀이었다. 첫 시즌 갈등을 겪으면서도 끝내 최종 승자가 됐으나 다음 시즌 대거 선수 변화를 주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도 초반엔 3연패에 머물며 ‘역시나’라는 평가를 자아냈다.

그러나 이미래와 용현지가 살아나며 반전을 거듭했다. 남자 선수들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지만 여자 원투펀치를 앞세워 TS샴푸·푸라닭 또한 중반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3승 4패로 다음 라운드를 기약했다.

◆ 예측 불가, 점수 줄이고 무승부 없애고 흥미는 ‘업’

압도적 강자도, 절대 약자도 나오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전력평준화를 꼽을 수 있다. 비시즌 드래프트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웠고 어떤 팀도 결코 약자로 분류할 수 없게 됐다.

또 하나 변화가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유지됐던 무승부를 없앴고 7세트제로 인해 생겨날 시간 증가에 대비해 점수제를 대폭 개편했다. 15점 세트는 단 하나로 줄었고 신설된 여자 복식을 비롯해 남녀 복식, 여자 단식도 9점으로 대폭 축소됐다. 나머지 경기는 11점제.

당구 예능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정형돈(가운데)이 시구자로 나서 유쾌하게 시작한 2022~2023 PBA 팀리그. 점수제 변경으로 소요 시간도 단축하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사진=PBA 투어 제공]

 

박진감을 한층 더했다.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던 지난 두 시즌에 비해 경기별 평균 소요 시간이 2시간 21분에서 2시간 1분으로 20분 줄었다. 팀리그는 7일 동안 하루에 4경기씩 배치해 진행됐는데 일별 총 소요 시간도 지난 시즌 9시간 19분에서 8시간 3분으로 1시간 이상 단축됐다.

그만큼 빠른 시간에 승부가 결정되니 당구 팬들로서도 한눈을 팔 틈이 없었다. TS샴푸·푸라닭 주장 김종원은 “점수가 줄어들어 경기 시작과 동시에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됐다”며 “초구 뱅킹(선공 결정)이 더 중요해졌다. 초구부터 상대에 일격을 당하면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지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라운드 초반에 헤맨 것도 있다”고 밝혔다.

대폭 축소된 점수제로 인해 역전 경기도 많이 나왔다. 끌려가고 있는 팀이라도 순간 집중력을 발휘해 승부를 뒤집어내며 더 짜릿한 승부를 많이 연출했다. TS샴푸·푸라닭은 여성 선수들이 단식에서 4전 전승을 거뒀지만 6세트에 치러지는 탓에 3차례는 나서보지도 못했다.

여성 선수가 강력한 팀은 초반에 더 힘을 줘 승부를 길게 끌고 가는 방식도 하나의 필승 전략이 될 수 있다. 각 팀 주장들은 2라운드 출전 순서 배치에도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변화를 경험했고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 2라운드는 다음달 16일부터 이어진다. 3라운드까지 펼쳐질 전기리그의 우승팀은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확보하게 된다. 1라운드 선두와 꼴찌 승차가 3경기에 불과해 포스트시즌을 향한 경쟁이 2라운드엔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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