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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 베테랑(1)] 울산 박진포, 축구가 간절한 '투잡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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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 베테랑(1)] 울산 박진포, 축구가 간절한 '투잡러'
  • 크삼크사 객원기자
  • 승인 2022.09.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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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리그는 한국 축구의 ‘허리’라 불립니다. 구성원 대부분이 프로 진출을 꿈꾸는 미생이죠. 그러나 일부 예외도 있습니다. 몇몇 베테랑은 상위리그에서 화려한 시절을 보낸 뒤 하부리그에서 선수인생을 매듭지을 준비를 합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한 이들의 경험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죠. 스포츠Q(큐)가 대한축구협회(KFA)와 더불어 운영하고 있는 크삼크사 기자단의 신희재 객원기자가 K리그 2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를 인터뷰해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신희재 객원기자] K3리그 베테랑 특집 첫 번째 주인공은 성남 일화(現 성남FC), 상주 상무, 제주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했던 수비수 박진포(35·울산시민축구단)다. 2010년대 한국 축구 오른쪽 수비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그는 2011년 성남에서 데뷔한 이후 9시즌을 K리그에서 버티며 통산 255경기 6골 22도움을 올렸다. 축구협회(FA)컵 2회, K리그2 1회 우승 경력과 한 차례 A매치 경험도 있다. 

커리어 대부분을 1부에서 보낸 박진포는 2020년 고향 울산에 박진포풋볼아카데미를 개설, 은퇴 수순을 밟는 듯했다. 그러나 이듬해 K3리그 울산시민축구단에 입단해 현역생활을 연장했다. 이제 그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공백 1년을 이겨내고 2시즌 연속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 중이다. 

K3리그 경기에 나서는 박진포. [사진=울산시민축구단 제공]
박진포는 1년의 공백을 깨고 K3리그를 통해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사진=울산시민축구단 제공]

- 먼저 현역으로 복귀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2019년 K리그1 제주를 떠날 때 연말에 팀이 강등되면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팀을 못 구해 자연스럽게 은퇴를 결정했습니다. 고향에 아카데미를 열고 축구도 아예 안 볼 만큼 바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쉬는 날이 많아지면서 미련과 공허함이 찾아왔습니다.

처음 제주를 떠날 때 세미프로인 K3리그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불필요한 자존심이었습니다. 쉬는 동안 축구가 하고 싶었습니다. 어디든 들어가 축구를 하는 게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울산 윤원일 코치를 통해 구단에 먼저 연락했더니 반갑게 받아주셨습니다."

- 울산에서는 미드필더를 맡고 있습니다. 선수 생활과 축구교실 운영을 병행한다고 들었습니다.

"네. 처음엔 프로에서 맡았던 오른쪽 수비수로 뛰었는데, 한 번은 울산 윤균상 감독님이 저에게 미드필더가 가능한지 물어보셨습니다. 주포지션은 아니지만 대학 시절 병행했고 프로에서도 가끔 뛰었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마침 처음 출전했던 경기가 잘 풀려서 이후 계속 뛰고 있습니다.

선수 생활과 축구교실을 병행하면서 가장 달라진 건 아이들의 응원입니다. 때로는 만 명의 눈보다 아이들의 응원이 더 부담스럽기도 합니다(웃음). 가르치는 입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죠. 둘을 병행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보니 더욱 열심히 뛰려고 합니다."

울산에서 함께하는 박진포(왼쪽)와 윤원일 코치. [사진=울산시민축구단 제공]
박진포(왼쪽)의 현역 복귀 배경엔 울산 윤원일 코치의 도움이 있었다. [사진=울산시민축구단 제공]

- 지금은 베테랑이 된 박진포에게 기회가 간절했던 신인 시절이 있었나요?

"그럼요. 2011년 성남에서 프로에 데뷔했습니다. 처음엔 생각보다 훨씬 수준이 높아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승부욕과 체력엔 자신 있어 동계훈련 때 이를 어필했습니다. 다행히 현재 인도네시아에 계시는 신태용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셨고, 마침 오른쪽 수비수도 공석이었습니다.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여파로 주전 선수들이 많이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신인을 선발로 기용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특히 그땐 실수가 많아서 저 때문에 팀이 패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교체돼도 할 말 없었는데 신태용 감독님이 동계훈련부터 계속 믿고 기회를 주셔서 더욱 열심히 뛰었습니다. 또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그들의 습관을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한 해를 정신없이 보내니까 어느 순간 성장하면서 2년차부터는 프로에 적응해 꾸준하게 뛰었습니다."

- 프로 커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FA컵 우승을 두 번(2011, 2014) 했는데 첫 번째는 신인 시절이라 멋모르고 열심히 뛰다가 우승해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보다는 두 번째 우승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성남이 엄청 힘들 때였습니다. 시민구단으로 전환되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구단, 선수, 팬 모두 강등 위기까지 겪으며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 리그에서 강등권에서 벗어나고 FA컵 정상에 오르면서 웃을 수 있었습니다."

- 2014년과 지금의 성남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혹시 성남팬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성남과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서 정확히는 모릅니다만... 선수들은 많이 힘들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성남팬분들은 많은 일을 겪고도 여전히 애정을 갖고 응원해 주시는 걸 보면, 그분들에게는 성남의 존재가 삶에 있어서 단순한 축구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처럼 꼭 팀을 지켜내서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박진포는 2014년 성남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스포츠Q(큐) DB]
박진포는 2014년 성남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스포츠Q(큐) DB]

- 2014년 대표팀에 발탁됐을 땐 기분이 어떠셨나요?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게 현실이 돼서 믿기지 않았고 얼떨떨했습니다. 부모님도 엄청 좋아하셨고 살면서 그렇게 연락이 많이 온 건 처음이었습니다. 한 달간의 전지훈련은 소속팀과 크게 다를 건 없었지만 A매치 데뷔전은 달랐습니다. 멕시코에 0-4로 패한 뒤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 2년의 군 복무와 3년의 제주 생활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상주 시절은 정말 재밌게 보냈습니다. 당시 이용, 김성환 등 아는 선후배들이 많았습니다. 경쟁 부담이 있는 소속팀과 달리 친한 선수들과 함께 축구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제주는 2017년 아쉬움이 떠오릅니다. 당시 전력이 강해서 그해 우승팀 전북 현대도 4-0으로 크게 물리칠 정도였는데, 한두 경기만 더 이겼으면 우승도 가능했을 겁니다. 제주에서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심적으로 안정을 갖고 축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 끝으로 프로 진출을 꿈꾸는 K3리그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K3리그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도 오늘도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열정을 잊지 않고 꿈을 향해 도전하면 분명 좋은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합니다. K3리그에서 프로팀에 가는 사례가 분명 있으니까요. 힘들겠지만 부디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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