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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정현, 권순우와 그릴 설레는 미래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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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정현, 권순우와 그릴 설레는 미래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9.29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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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8년 호주오픈에서 강호들을 연파하며 4강 신화를 썼던 정현(26)이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잊혀졌던 한국 ‘테니스 왕자’는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권순우(25·당진시청)와 짝을 이룬 정현은 28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총상금 123만7570달러) 복식 1회전에서 한스 버두고(멕시코)-트리트 휴이(필리핀)에 2-1(2-6 6-2 10-8) 역전승을 거뒀다.

과거 에이스와 현재 한국 테니스 간판이 짝을 이뤄 거둔 성과이기에 더욱 테니스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정현(왼쪽)과 권순우가 28일 함께 나선 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복식 1회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테니스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정현이었다. 2017년부터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던 정현은 이듬해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4강 진출을 이뤄낸 등 파죽지세를 달렸다.

ATP 랭킹 2위 ‘흙신’ 라파엘 나달(36·스페인)을 떠오를 정도로 클레이 코트에서 강점을 보였고 상대의 강한 공격을 끈질기게 받아치는 ‘늪 테니스’로 강호들을 연달아 잡아냈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각종 잦은 부상을 겪던 정현은 치명적인 허리 부상을 겪으며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이후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2018년 19위까지 끌어올렸던 랭킹도 긴 공백으로 사라졌다.

긴 재활의 시간을 외롭게 보내던 정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복귀를 시사했다. 아직 단식 경기를 소화할 만큼의 몸 상태와 경기력은 아니지만 과거 함께 호흡을 맞췄던 후배 권순우와 함께라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분 테니스 열풍 속 이번 대회에선 예년보다 더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 정현의 복귀 소식에 이날은 평일임에도 더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메웠다. 

2년 만에 복귀전에도 노련한 네트플레이 등으로 기량을 뽐낸 정현. [사진=연합뉴스]

 

정현-권순우 조는 1세트를 2-6으로 내주며 불운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오랜 만에 코트에 선 정현의 경기 감각이 점점 살아났다. 2세트 백핸드 위력이 실리기 시작했고 2세트는 6-2로 손쉽게 잡았다. 매치 타이브레이크로 진행된 마지막 3세트 8-8까지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으나 정현이 서브 에이스와 네트 앞 플레이로 득점을 만들어내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권순우는 랠리 끝 감각적인 로브샷으로 1시간 12분 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현 스스로도 만족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현은 “많은 관중 앞에서 다시 경기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이기지 못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결과도 잘 나와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반적인 기술에 대해 기대하지 않았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코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첫 경기치고는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시야도 좁고, 경기 감각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했다.

권순우와 호흡에 대해선 대만족했다. 둘은 2016년 10월 중국 닝보 챌린저에서 한 조로 플레이한 뒤 6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2세트부터 분위기도 살리고 순우와 호흡도 점점 더 잘 맞았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순우가 리드를 잘 해줬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서 순우에게 의지를 많이 했는데 다음 경기에는 더 좋은 호흡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승리를 합작한 뒤 밝은 미소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권순우(오른쪽)와 정현. [사진=연합뉴스]

 

권순우는 “(정)현이 형의 복귀전에서 이기고 싶어서 긴장했다. 승리 후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는데 너무 기뻐서 잊어버렸다”며 “중요한 순간에 어려운 샷들을 침착하게 받아내는 걸 보며 아직 (경기력 회복에)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둘은 2회전에서 안드레 고란손(스웨덴)-벤 매클라클런(일본) 조를 만난다. 복식 랭킹에선 고란손이 72위, 매클라클런은 83위. 권순우는 288위이고 정현은 복식 랭킹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랭킹만으로 전력을 평가하긴 섣부르다. 정현의 경기력은 한 경기에서도 눈에 띄게 달라졌고 둘의 호흡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열린 경기에선 송민규(32·KDB산업은행)-남지성(29·세종시청) 조가 로버트 갤러웨이(89위)-앨릭스 로슨(107위·이상 미국) 조를 2-1(3-6 6-3 11-9)로 꺾고 8강에 나섰다. 둘의 복식 랭킹은 229위와 239위. 8강에서 대회 2번 시드 니콜라스 바리엔토스(67위·콜롬비아)-미겔 앙헬 레예스 바렐라(76위·멕시코) 조를 꺾고 정현-권순우도 승리한다면 4강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단식 랭킹 121위 권순우는 이날 단식 32강에서도 정윤성(24·415위)을 세트스코어 2-1(7-6<5> 6<3>-7, 6-1)로 꺾어내며 16강에 올랐다. 이날 2번째 경기로 8번 시드 젠슨 브룩스비(미국·46위)를 만난다.

정현은 10월 서울 챌린저 대회에서 단식 복귀전을 치른다. 정현과 권순우가 국제 대회에서 함께 활약하며 동반 성장할 수 있을까. 테니스 팬들의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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