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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꼬막 예찬! 가을부터 제철, 보성엔 볼거리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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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꼬막 예찬! 가을부터 제철, 보성엔 볼거리도 많아
  • 김덕순 기자
  • 승인 2022.10.19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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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은 가을부터 살이 차 올라
벌교읍에 꼬막 맛집이 즐비해

[스포츠Q(큐) 김덕순 기자] 전남 보성 벌교는 자랑할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안규홍 의병장이 일본헌병을 맨주먹으로 죽인 사건에서 생긴, 벌교 가서 주먹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그 하나다. 두 번째는 꼬막 자랑이다.

꼬막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부터 겨울은 물론 이듬해 4월까지 살이 통통하게 올라 맛이 가장 좋다. 매년 이맘때 벌교 꼬막은 삶든, 무치든, 튀기든 조리방법에 상관없이 바다 향이 입안에 가득 차게 하는 감칠맛 대장이다. 깨끗이 씻어 삶기만 하면 근사한 요리가 탄생한다.

꼬막은 갓 삶아 입이 쪼끔 벌어지기 시작할 떄가 가장 맛있다. [김덕순 기자]
꼬막은 갓 삶아 입이 쪼끔 벌어지기 시작할 떄가 가장 맛있다. [김덕순 기자]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8진미에 꼽혔던 벌교꼬막. 전라도에서는 ‘제사꼬막’이라는 말이 있듯이 제사상에 필수적으로 올리던 음식이다.

꼬막은 본래 남도의 겨울 별미를 대표하는 해산물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시기가 겨울이었다. 추운 날씨에도 벌교 간다고 하면 으레 꼬막 먹으러 가는 줄 알았다. 요즘은 기후가 좀 바뀌어 가을부터 꼬막에 살이 찬다.

벌교가 꼬막 산지로 유명해지게 된 것은 앞바다에 질 좋은 꼬막이 대량 서식하고 남해안 인근에서 잡힌 꼬막이 벌교읍으로 모였기 때문이다.

벌교 갯벌은 부드러운 진흙으로 이뤄진 ‘참뻘’이다. 꼬막들은 갯벌 속 양질의 미생물을 먹고 자란다. 내장에 모래를 품고 있지 않아서 맛이 일품이다. 해감을 빼내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보성군 벌교읍 장암리 갯벌은 국내 최초로 꼬막 양식이 시작된 장소다. 갯벌이 매우 우수해서 꼬막, 짱뚱어 등 무공해 바다생물이 무진장 서식하고 있다.

KBS 여행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을 촬영한 곳도 장암리 하장마을 벌교꼬막 체험장이다. 벌교 갯벌은 멸종위기 겨울 철새인 흑두루미의 월동지여서 겨울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자연탐험 여행지로 추천할만하다.

장도 갯벌의 참꼬막은 아낙들이 뻘배를 타고 갯벌에 들어가 손으로 일일이 캔다. 인근 마을 아낙들은 뻘배 타기의 달인들이다. 섬으로 시집온 새댁들은 밥은 못 지어도 뻘배 타는 법부터 배웠다.

우리나라에는 꼬막이 16여 종 있으며, 우리가 흔히 먹는 것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이다.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은 ‘진짜 꼬막’이라는 의미의 참꼬막이다. 요즘에야 꼬막 종류 구분이 별 의미가 없어졌지만 본래 제사상에 오르던 것도 참꼬막이다.

새꼬막은 더 깊은 바다에 살아서, 형망배를 타고 나가 갈퀴로 바닥을 긁어 끌어올린다. 참꼬막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르고 잡히는 양도 많다. 참꼬막은 3~4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새꼬막은 종패를 뿌린 뒤 1~2년이면 식용할 만큼 커진다.

두 꼬막의 외형은 골의 차이로 확연히 구분된다. 참꼬막은 골이 깊고 선이 적은 반면 새꼬막은 골이 얕고 선이 많다. 참꼬막은 골이 17~20개이지만 새꼬막은 30개도 넘는다.

참꼬막은 갈수록 채취량이 줄어 가격도 5배 정도 차이가 난다. 꼬막 좀 먹어본 사람은 씹을수록 단맛이 더 나는 참꼬막을 최고로 치지만 새꼬막도 버금가는 풍미와 식감을 갖고 있어서 가성비를 생각하면 새꼬막이 우선이다.

두 꼬막에 비해 다소 천대받는 종류가 있다. 크기가 압도적으로 큰 종류로 피꼬막이다. 속살이 새빨가며 피꼬막이라고도 한다. 맛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가격이 엄청 매력적이다.

특이하게도 피조개는 양식한 것이 자연산보다 더 맛있고 가격도 비싸다. 최근 환경의 변화로 피꼬막 양식도 예전 같지는 않다.

꼬막은 물에 살짝 삶기만 해도 맛있다. 초장, 간장도 필요 없다. 맛 좋고 배부르고 술도 잘 취하지 않게 해주니 주당들로선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조정래는 소설 ‘태백산맥’에서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라며 꼬막을 예찬했다. 벌교청년단 감찰부장 염상구가 젊은 과부 외서댁을 두고 “간간하면서 쫄깃쫄깃헌 것이 꼭 겨울 꼬막 맛이시”라고 말한 대목도 있다.

꼬막은 삶는 기술이 있다. 꼬막을 세척한 후 끓기 시작한 물에 넣고 주걱으로 한쪽 방향으로 3분 정도 젓다가 한두 개 입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바로 먹으면 된다. 입이 완전히 벌어지면 질기고 맛이 없다.

물이 없는 냄비에 담아 구이를 해도 좋다. 꼬막을 종이포일로 감싸 에어프라이어에서 180도의 온도로 20분 정도 구우면 육즙 가득한 꼬막구이가 된다. 캠핑 때 사용하는 더치오븐도 좋은 도구다.

삶은 꼬막은 두 껍데기가 연결된 부분에 숟가락을 대고 살짝 비틀면 쉽게 깔 수 있다. 껍데기 안 국물까지 후루룩 들이마셔야 ‘꼬막 좀 먹어봤다’ 소리를 듣는다.

삶은 꼬막에 숙성막걸리를 넣고 새콤달콤한 양념과 갖은 채소를 넣어 무치면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무당의 딸 소화가 사랑하는 남자 정하섭에게 먹이고 싶어 했던 꼬막무침이 완성된다. 꼬막무침은 흰쌀밥에 얹어 참기름, 김가루 따위를 넣어 쓱쓱 비벼먹으면 된다.

벌교읍에는 꼬막식당이 허다하다. 정식을 주문하면 삶은 꼬막, 꼬막전, 꼬막무침, 꼬막탕수 등 다양한 꼬막 요리가 나온다.

여행 갈 시간이 없다면 안방에서도 꼬막이든 뭐든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온갖 제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이니 요즘 사람들은 복을 많이도 받았다.

그러나 갈대가 우거진 벌교읍 중도방죽이나 보물로 꼽히는 벌교홍교, 태백산맥 문학관 등 명소들을 현지에서 직접 둘러보고, 맛집 아줌마의 손맛으로 만든 꼬막의 맛은 분명 다를 것이다. 보성 벌교가 겨울에 가볼만한 곳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는 이유가 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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