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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미학' 이강철, 제자들은 응답했다 [KT 키움 KBO 준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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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미학' 이강철, 제자들은 응답했다 [KT 키움 KBO 준PO]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20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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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내일이 없는 경기. 초반 흔들리는 선발을 믿고 기다렸다. 소형준(21·KT 위즈)은 묵묵히 제 할 일을 해냈다. 진인사대천명. 기다림은 승리라는 선물로 다가왔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20일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PS) 준PO 4차전에서 9-6 승리를 챙겼다.

원정과 홈에서 모두 1승을 내주고 시작했으나 다시 한 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감독은 선수를 믿었고 제자들은 끝내 결과로 보답했다.

 

올 시즌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가을야구에서도 강했던 소형준. 그러나 유일한 불안요소 상대전적. 올 시즌 키움전 1패 평균자책점(ERA) 4.91로 아쉬웠는데 이날도 1,3회 실점하며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무너지진 않았다. 특히 3회엔 1사 2,3루에서 수비 실책까지 나왔으나 이 감독은 마운드에 올랐다. 1루를 채우지 소형준에게 물었으나 어려운 승부를 펼쳐보겠다는 답이 돌아왔고 이 감독은 제자를 믿고 맡기는 강수를 뒀다. 소형준은 탈삼진 2개로 스스로 불을 끄며 보답했다. 4회 내야 안타와 볼넷을 내준 뒤에도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고 5회엔 공격적인 투구로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타선이 답했다. 3회 1점, 5회 2점을 따라붙었고 소형준이 투구를 마친 6회에도 2점을 추가하며 승리요건을 안겨줬다.

이날 패하면 더는 기회가 없었으나 이강철 감독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묵묵히 때를 기다렸다. 소형준은 가면 갈수록 위력을 더했다. 5회에 이어 6회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투구수는 80구. 기다리던 이 감독은 드디어 움직였다. 팀이 역전에 성공하자 이 감독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형준이가 힘들었을텐데 잘 막아줬다”며 승부처로 3회 1사 2,3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장면을 꼽았다.

1차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KT 선발 엄상백이 4실점하면서도 5⅔이닝을 버텼고 7회 박병호의 홈런을 시작으로 3점을 냈고 8회 1점을 추가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피로가 누적된 필승조가 흔들리며 승리를 놓쳤으나 KT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2차전 박병호와 강백호의 활약으로 일찌감치 리드를 잡은 KT는 웨스 벤자민이 7이닝 무실점으로 물러난 뒤 신인 박영현을 불러올렸다. 이 감독은 8회를 잘 버틴 그를 9회에도 올려 침착히 믿고 기다렸다. 결과는 KBO PS 역대 최연소 세이브로 이어졌다.

타선에서도 기다림은 보상을 받았다. 시즌 내내 부진했던 강백호에게도 믿고 기회를 줬다.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전부터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강백호는 서서히 살아나더니 이날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3안타로 완벽히 부활했다.

 

그간 부진했던 황재균과 심우준도 이날 중요한 순간 적시타를 터뜨렸다. 김민혁도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대타로 나선 송민섭도 쐐기 타점을 만들어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올라온 KT는 1,3차전 패배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2,4차전을 악착 같이 잡아내며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특히 이날은 많은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고른 활약을 펼쳐 만든 승리라 더 값졌다.

박병호는 “어제도 최선 다했지만 점수 차가 확 벌어지면 분위기 싸움인 단기전에선 힘들다”며 “오늘은 타순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모든 선수들에게 중요한 순간 타석에 들어서는 기회가 돌아간 건 큰 경험이다. 선수들도 느끼는 게 있을 것이다. 5차전을 준비하면서 좋은 분위기로 경기한 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력적으로보나 5차전 선발 무게감으로 보나 여전히 KT는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심지어 5차전은 적진에서 치러진다. 그럼에도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며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로 증명해내는 ‘강철 매직’에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다. 5차전 업셋을 기대케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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